보톡스라는 제품명으로 주름 치료에 이용되어 온 보툴리눔 독소가 특정 신경학적 질환으로 진단된 아동 환자들의 침흘림 증상에 대한 일시적, 단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4일 사이언스데일리를 통해 보도됐다.
연구를 주도한 네덜란드 라드바우드 대학의 아서 R. T. 셰퍼 교수는 “최근 조사에서 특수치료 학교에 있는 아동 중 약 60%에서 침흘림 증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33%는 아주 심한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관련된 신경질환, 인지기능, 혀 운동기능 등에 따라 나타나는 이들 증상 때문에 아동 환자들은 나쁜 인상을 받게 되고, 하루에도 수차례 옷을 갈아입는 불편함에 더하여 입 주변의 피부 염증과 폐렴 및 탈수까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보툴리눔 독소는 식중독을 유발시키는 클로스트리듐 보툴리눔의 여러 균주에서 만들어지며, 인체의 근육을 마비시키는 독성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독소에는 7가지 유형이 있는데, 그 중 4가지는 인체마비를 유발함으로써 치명적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의 원인이 된다. 현재 질병통제 및 방어센터에는 보툴리눔 독소가 생물학적 무기로 사용될 경우 대량 살상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보툴리눔 독소는 신경과 근육 사이의 신호전달을 차단하기 때문에 다량 섭취해 식중독이 발생하면 근육이 마비돼 호흡이 곤란하게 되며, 결국 사망한다. 그런데 약 30년 전에 의사들은 아주 미량의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하면 근육운동을 수개월 간 안전하게 고정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미국 FDA는 보툴리눔 독소를 안면 주름, 비자발적 눈꺼풀 경련 차단 등에 승인하게 됐다.
또 손, 발, 겨드랑이의 다한증, 목의 경련 감소에도 효과를 보였다. 그 외에도 뇌성마비, 다발성 경화증, 뇌졸중, 파킨슨병과 같은 근육 관련 질환들에 이용되고 있다. 또한 성대 장애로 인한 삼키기와 말하기가 곤란한 환자들의 증상 개선에도 이용되고 있으며 안면 상처의 치유와 방광 조절 이상 등에서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변비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2000년 1월부터 2008년 7월까지 뇌성마비나 다른 비진행성 신경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으며 침흘림 증상이 나타나는 131명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보툴리눔 독소의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남자는 77명 여자는 54명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10.9세였다.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하기 위하여 아동 환자들에게 전신 마취가 실시됐으며 독소는 침분비의 70%를 책임지는 턱밑샘에만 주사됐다. 아동 환자들의 체중을 기준으로 15kg 이하면 15U, 15~25kg 이면 20U, 25kg 이상이면 25U의 보툴리눔 독소가 투여됐다.
처음 임상이 시작된 시점의 침흘림 지수는 28.8이었는데 보툴리눔 독소 투여 2개월 후에는 15.5로 하락했다. 특히 61명의 환자들이 시작점 대비 침흘림 수치가 50% 이하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개월의 추적 조사에서 침흘림 지수는 18,7로 2개월 후보다 약간 증가했지만 시작점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추가적으로 환자들은 평균 22주간 보툴리눔 독소의 효과가 지속됐으며 초기 반응자의 25%(전체 환자 중 11.3%)는 투약 후 33주까지 임상적으로 현저한 반응이 나타났다고 한다. 심지어 일부 환자들은 1년 후에도 침흘림 증상의 경감이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셰퍼 교수는 “2차적 효과로 4명의 환자에게서 입 주변의 피부염증과 입 냄새의 감소를 포함하여 구강 주변 위생이 개선됐다. "며 "다른 4명의 환자들은 말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됐지만 이 효과는 8개월 후에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에 대하여 초기에 보툴리눔 독소에 반응이 나타난 환자 대부분이 19주에서 33주까지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AMA)가 발행하는 이비인후과 기록 – 두경부외과(Archives of Otolaryngology - Head & Neck Surgery) 9월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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